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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은행

by 행복의 요소 2023. 9. 13.

1990년대에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농부로 활동했던 버리는, 자신의 농장의 일부를 주거 지역으로 개발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주택 개발 붐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 그는 남은 농지 대부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그중 하나가 2009년에 '꿈의 들판'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850채의 주택과 몇몇 상업시설을 포함한 개발 사업이었다. 하지만 이 무렵 경제 위기와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해 개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버리는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었고, 하수도와 수로, 도로 건설, 토지 감정 등 여러 초기 작업에 수백만 달러를 이미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단을 선택해야 했다.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버리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대형 기업처럼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모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은 사업의 생명줄과도 같았다. 버리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당시 은행들은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꺼리고 있었다. 이는 특히 건설업처럼 위험이 큰 산업에서는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버리는 사업을 1년 이상 미뤄야 했다.

이는 비단 버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2010년 들어 일부 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했지만, 신용도가 낮은 차입자에게는 여전히 대출이 어렵게 남아 있었다. 과거에는 이러한 차입자에게도 대출을 제공하던 은행들이, 경제 침체와 주택시장 붕괴로 인해 건설업과 같은 고위험 산업에 대한 대출을 꺼리게 된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담보로 사용하는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대출 한도 역시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은 약 3분의 1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담보 가치가 떨어져 대출받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상업은행의 대차대조표

상업은행은 단순한 금융 기관이 아닌 하나의 기업으로 운영되며,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한다. 은행은 저축자로부터 예금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은행은 자금을 조달하고, 대출을 통해 이윤을 남긴다. 은행의 자금 운용 상황을 이해하려면 대차대조표를 통해 그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대차대조표는 특정 시점에서 기업이나 개인의 재정 상태를 한눈에 보여주는 재무 보고서로, 자산과 부채, 자본의 관계를 명확히 한다.

대차대조표에서는 자산이 부채와 자본의 합으로 나타나며, 은행의 자산은 대출이나 투자 형태로 운용된다. 한편 부채는 주로 저축자들의 예금으로 구성되며, 자본은 은행이 보유한 순이익과 주주의 출자로 이루어진다. 대차대조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산과 부채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의 안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은행 부채: 저축자들의 예금

은행 부채의 가장 큰 비중은 저축자들의 예금이다. 은행은 저축자의 자금을 모아 이를 투자하거나 대출해 수익을 창출한다. 예금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과 유동성이다. 저축자들은 이자를 받으면서도 필요할 때 언제든지 예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표발행예금은 예금자들이 수표를 발행할 수 있는 계좌로, 편리함을 제공하며 거래처 예금으로도 불린다.

수표발행예금에는 요구불예금과 NOW 계정이 포함된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지급되지 않지만, NOW 계정은 이자를 제공한다는 차이가 있다. 다만, 기업은 법적으로 NOW 계정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요구불예금을 주로 사용한다.

비거래성 예금

은행은 저축자들에게 즉시 인출할 수 없는 대신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비거래성 예금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저축예금, 정기예금, MMDA(시장금리부 예금) 등이 있다. MMDA는 당좌예금과 저축예금을 결합한 형태로, 일정 횟수 내에서 수표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 하에 이자를 제공한다. 한편, CD(양도성 예금증서)는 특정 만기일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 예금자가 돈을 인출하지 않는 대신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만기 이전에 인출하면 수수료가 부과되며, 10만 달러 이상의 CD는 양도 가능해 유통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일반 예금자들은 연방 예금보험공사가 제공하는 보호 아래, 수표발행예금이나 소액 정기예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보험은 최대 25만 달러까지 예금을 보호해 주며, 이는 MMF와 같은 다른 금융 상품과의 차별점이 된다.

은행의 차입 자금

은행은 예금 외에도 차입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차입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연방기금 시장을 통한 단기 대출이 있다. 연방기금 시장은 은행들 사이에서 하루짜리 단기 자금을 대출하는 시장으로, 연방기금금리라는 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은행이 자금 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또한 은행은 국채와 같은 신용도가 높은 증권을 사용해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환매조건부채권은 은행이 국채와 같은 증권을 하루 또는 며칠간 팔았다가 되사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이는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매우 유용하며, 금융 위기 이전에는 대형 은행이나 대기업 간에 안정적인 거래로 자주 사용되었다.

이처럼 은행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제공해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경제 불황이나 금융 위기 시에는 이러한 대출 활동이 둔화되거나 중단되기도 하며, 이는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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